일본 정원은 자연의 재료를 활용한 풍경을 소재로 한 자연풍경식 정원입니다.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 등에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으로 만들어진 정형적인 정원과 크게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 정원의 디자인도 그 시대의 정치 중심, 사회정세, 지역의 지형과 기후 등 조건에 따라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교토에서 천황과 공가 등이 정치를 하던 헤이안시대(794년~1184년)에는 뵤도인 호오도(平等院鳳凰堂)와 같이 사원의 건물 앞에 연못을 만들어 연꽃을 심는 등 정토의 장엄한 풍경을 실현한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무로마치(室町時代) 시대(1338년~1573년)는 무사(아시카가(足利))가 교토에 막부를 열어 별장으로 킨카쿠지(鹿苑寺金閣)에 왕조풍의 밝은 정원을 만들고, 연못에는 불교의 세계관인 수미산을 에워싼 구산팔해를 석조로 표현하였습니다. 료안지(竜安寺)의 호조 정원(方丈)정원(교토) 등은 돌이나 모래 등으로 정원을 조성한 선종사원의 고산수 양식의 정원인데, 이 역시 무로마치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에도 시대(1603년~1867년)에는 무사(도쿠가와(徳川))가 에도(도쿄)에서 정치를 펼쳤습니다. 에도의 도시에는 전국의 다이묘와 제후의 저택이 1,000채 정도 있었습니다. 장군으로부터 받은 땅이므로 넓은 저택 주변에 정원(다이묘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에도 시대에는 교토보다 오히려 에도(도쿄)에 더 많은 정원이 만들어졌다 할 수 있습니다.
에도 다이묘 정원의 특징은 중앙에 큰 연못을 만들고, 연못 주변을 따라 거닐며 정원을 즐길 수 있는 회유식 정원*입니다. 유행하는 원예식물(전통 원예식물)을 심고, 교토와 중국, 일본 고유의 전통시인 와카(和歌)에 등장하는 풍경 등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정원 속에 재현한 일종의 번주들의 테마파크입니다. 정원의 주인인 다이묘만 즐긴 것이 아니라, 장군과 다른 다이묘, 가신, 교토의 공가 등과의 교류와 유흥의 장으로 활용됐습니다.
현재 도쿄에서는 하마리큐 온시정원(浜離宮恩賜庭園), 시바리큐 온시정원 (旧芝離宮恩賜庭園), 기요스미 정원(清澄庭園), 리쿠기엔(六義園), 고이시카와 고라쿠엔(小石川後楽園) 등에서 에도의 다이묘 정원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